최근 일본에서 쌀값이 급등한 주된 이유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입니다.

우선, 2023년 일본을 강타했던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쌀 생산량이 크게 줄고 품질까지 떨어지면서 시장에 공급되는 쌀의 양이 부족해졌습니다. 특히 일본인이 선호하는 고시히카리 같은 품종이 더위에 취약했던 점도 영향을 미 미쳤죠. 여기에 일본 정부가 오랫동안 쌀값 안정을 위해 시행해온 쌀 감산 정책('감반 정책')이 전체적인 쌀 생산 기반을 약화시킨 측면도 있습니다.

반면, 쌀에 대한 수요는 늘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식이 증가하고,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쌀 소비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쌀 공급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비축미 방출 등 적절한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일본과 같은 급격한 쌀값 폭등이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습니다. 한국은 쌀 자급률이 매우 높고, 밥쌀용 쌀은 거의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국산 쌀에는 높은 관세(513%)가 부과되고 있어서 수입산 쌀이 국내 밥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 역시 쌀값 불안정이나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는 요인들이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예상치 못한 농작물 생산량 감소가 발생할 수 있고, 쌀 소비량 감소 추세와 농촌 인구 고령화 등으로 쌀 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농업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국제 곡물 시장의 변동성도 간접적으로 국내 쌀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일본의 쌀값 문제가 한국에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기후 변화나 국내외 시장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대비는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