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이후에 경성제대가 사라지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경성제대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에 세워진 유일한 정규대학으로, 독립 이후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미군정이 경성제대의 기존 시설과 인프라를 활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인 교수들이 물러간 자리를 한국인 교수들로 채우는 방식으로 대학의 기본 구조를 유지했습니다. 비록 일제의 식민 통치 기관이었지만, 이미 구축된 교육 시설과 체계를 완전히 폐기하기보다는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또한, 경성제대는 당시 조선에 단 하나뿐인 정규대학이었기 때문에, 이를 폐지할 경우 고등교육의 공백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법문학부, 의학부, 그리고 후에 추가된 이공학부 등의 학문적 자산을 계승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조선 시대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의 전통을 승계하여 새로운 국립종합대학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김용옥 교수는 2000년대 초 "식민 통치기관인 경성제대를 모태로 국립서울대학을 만들 것이 아니라 조선 시대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의 전통을 승계해 국립종합대학을 설립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경성제대는 해방 후 서울대학교의 전신이 되었으며, 동숭동과 연건동의 캠퍼스는 서울대학교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대학을 설립하는 것보다 기존 시설과 학문적 전통을 활용하는 것이 당시 상황에서 더 효율적인 선택이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