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질문자님 글을 읽으니 제 옛날 생각이 나서 마음이 좀 그렇네요. 저도 비슷한 나이에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어, 이거 좀 아닌데?’ 싶었던 순간이 있었거든요. 친구 따라 멋으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쉬는 시간마다, 학원 가기 전에, 잠들기 전에 자연스럽게 손에 들고 있더라고요. 그러다 하루 이틀 안 하면 괜히 초조하고, 별거 아닌 일에 짜증이 확 솟구치는 제 모습을 보고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죠. 질문자님처럼요. 지금이라도 끊어야겠다고 마음먹으신 거, 정말 대단하고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연을 시작하면 우리 몸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을 시작합니다. 금연 후 약 20분만 지나도 혈압과 맥박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하고, 8시간 정도 지나면 혈액 속의 산소 농도가 정상 수치를 회복합니다. 이틀 정도 지나면 후각과 미각이 예전보다 훨씬 예민해져서 음식 맛도 더 잘 느껴지게 될 거예요. 물론 이 시기가 금단증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때이기도 합니다. 질문자님이 말씀하신 짜증이나 불안감, 집중력 저하 같은 증상들이요.

니코틴 의존 증상이 사라지는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보통 신체적 의존은 2주에서 4주 정도면 대부분 사라집니다. 즉, 몸이 더 이상 니코틴을 찾지 않게 되는 거죠. 하지만 진짜 힘든 건 그 이후에 찾아오는 심리적 의존, 즉 습관과의 싸움입니다. 밥 먹고 나서, 스트레스받을 때, 심심할 때 등 특정 상황이 되면 ‘아, 한 대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르거든요. 이 습관을 이겨내는 데는 수개월, 혹은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고비만 잘 넘기면 완전히 해방될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은 아직 나이가 어리고, 신체적으로도 한창 성장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지금 금연을 결심하고 실천하는 것은 앞으로의 인생 전체를 위한 최고의 투자가 될 겁니다. 혼자서 이겨내기 힘들다면, 부모님이나 학교 상담 선생님, 보건소 금연 클리닉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절대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오히려 더 빠르고 확실하게 금연에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운동이나 새로운 취미처럼 스트레스를 풀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고요. 꼭 성공하셔서 건강한 일상을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세요